| [기자수첩] 광주형 일자리 GGM, 상생의 약속부터 지켜야 한다 - 누적 생산 35만 대까지의 상생협약, 노사 모두가 존중해야 할 약속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 |
| 2026년 10월 21일(수) 23: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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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M은 단순한 자동차 생산기업이 아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고향을 떠나야 했던 지역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탄생한 광주형 일자리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광주는 자동차와 가전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면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규모 기업이 턱없이 부족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마땅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들은 서울과 수도권 등지로 떠나야 했다. 부모는 자식을 타지로 보내야 했고, 지역은 젊은 인재와 활력을 잃어갔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광주형 일자리다.
노동자는 적정한 임금을 수용하고, 기업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며, 지역사회와 행정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한다는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특히 노사상생협약에서 제시된 누적 생산 35만 대 달성까지의 협약 준수 원칙은 기업의 안정적인 운영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약속이었다.
여기서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GGM 설립 당시 노조 결성과 관련한 제한적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만큼, 그 정확한 협약 내용과 법적 효력은 분명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까지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조합을 결성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과 노사가 자발적으로 체결한 상생협약의 취지를 존중해야 한다는 문제는 별개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는 보장돼야 하지만, 동시에 노사 모두가 합의한 약속의 정신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GGM 노조는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노조 사무실 제공, 정기 상여금 인상 등을 주요 쟁점으로 제기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누적 생산 35만 대 달성까지 상생협약 준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노동자의 처우 개선 요구를 무조건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기업이 성장한 만큼 노동자에게도 그 성과가 합리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에는 충분히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GGM이 어떠한 배경에서 출범했고, 왜 노사상생협약이 필요했는지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광주형 일자리는 처음부터 고임금 경쟁이나 노사 간 힘겨루기를 위해 만들어진 기업이 아니었다.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역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며, 궁극적으로 광주 경제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자는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었다.
그렇다면 누적 생산 35만 대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노사 모두가 협약의 정신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마땅하다.
특히 GGM의 노사갈등은 해당 기업 하나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믿고 투자했거나 향후 지역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에 어떤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기업이 지역사회와 맺은 약속의 안정성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새로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피해는 결국 누구에게 돌아가겠는가.
일자리를 기다리는 지역 청년들과 그 가족들, 나아가 지역경제 전체가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사측이 상생협약을 이유로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협약 준수는 노조에만 요구되는 의무가 아니다. 사측 역시 노동자의 권익을 존중하고 경영의 투명성과 성과 공유를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이번 중재 권고안도 이러한 관점에서 평가돼야 한다.
중재의 목적이 당장의 갈등을 봉합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GGM이 탄생한 근본 취지와 상생협약의 원칙을 지키면서 노사가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행정기관이 갈등을 해결하겠다며 최초의 사회적 합의가 지닌 의미를 희석해서도 곤란하다. 반대로 협약을 앞세워 법률상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해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원칙이다.
약속은 지켜져야 하고, 권리는 존중돼야 하며, 기업은 살아남아야 한다.
GGM의 출범을 바라보며 지역 청년들과 부모들이 품었던 기대를 떠올려 보자.
고향에서도 안정적인 직장을 얻고,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며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그 희망을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겠는가.
노사 양측은 지금의 갈등이 기업의 미래와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상생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서로의 권리를 인정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약속을 지키고 책임을 나누는 것이다.
GGM이 지켜야 할 것은 단순히 자동차 누적 생산 35만 대라는 숫자가 아니다. 그 숫자에 담긴 광주시민의 기대와 지역 청년들의 미래, 그리고 노사가 함께 지키기로 했던 상생의 약속이다.그리고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 여부는 결국 그 약속을 얼마나 성실하게 지켜내느냐에 달려 있다.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