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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공사는 중국산 드론에 대한 보안 우려가 제기되자 촬영을 일시 중단하고 국산 제어 소프트웨어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장비 도입 당시의 보안성 검토와 기존 촬영자료의 안전성, 주무부처의 관리·감독 적정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중국산 드론과 러시아산 영상처리 소프트웨어 사용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가 공간정보를 수집하는 대규모 공공사업에 대한 사전 관리체계가 적절하게 작동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는 농어촌공사의 기존 해명과 국정감사에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 후속 보안대책 등을 종합해 이번 논란의 핵심 쟁점을 다시 살펴봤다.
■ 전체 투입 드론 103대 중 94대 중국산…구매 적정성 논란
지난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농지 전수조사에 투입된 드론 103대 가운데 94대가 중국산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투입 장비의 약 91.3%에 해당하는 수치다.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강원 지역에 투입된 드론 41대 중 39대 역시 중국산으로, 그 비중이 약 95.1%에 달했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는 올해 신규 구매한 드론 74대 가운데 중국산 65대, 미국산 7대, 국산 2대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조사에 투입된 장비와 공사가 신규 구매한 장비는 집계 범위가 다르지만, 어느 기준으로 보더라도 중국산 드론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공사는 성능과 보안,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장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산 및 미국산 제품과 비교해 어떤 평가 기준을 적용했으며, 보안성과 가격에 각각 어느 정도의 비중을 부여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송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중국산 드론 사용 배경에 대해 예산 문제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실제 구매 과정에서 예산 절감과 정보보안 가운데 어떤 요소가 우선적으로 고려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의 장비 구매에서 경제성은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그러나 전국 농지의 위치와 형상, 주변 지형 등을 촬영하는 사업이라면 일반적인 장비 구매보다 엄격한 정보보안 검토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선정 과정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 주무부처 장관도 언론 보도로 인지…관리·감독 책임은 없나
이번 논란에서 새롭게 주목되는 대목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사전 관리·감독 문제다.
송미령 장관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중국산 드론과 러시아산 영상처리 소프트웨어 사용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인지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농지 전수조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사업이다.
그런데 주무부처 장관이 조사에 사용되는 핵심 장비의 제조국과 영상처리 소프트웨어의 도입 현황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는 답변은 사업 추진 과정의 보고체계와 관리·감독 수준을 되짚게 한다.
물론 장관이 개별 장비의 구매 현황까지 모두 직접 파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규모 국토정보를 수집하는 사업에서 장비의 보안 위험이 적절하게 검토됐는지, 관계기관 사이에 관련 보고와 점검이 이뤄졌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국정감사에서는 농식품부와 농어촌공사 사이의 보안 관련 공문 및 지시 여부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김 의원은 공사로부터 관련 문서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며, 송 장관은 관련 공문 존재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실제 보안 관련 지시와 보고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공식 문서가 존재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안을 단순히 농어촌공사의 장비 선정 문제로 한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 “보안성 검토 대상 아니다”…국정원 검토 여부도 새로운 쟁점
농어촌공사는 앞서 국가 사이버보안 기본지침과 자체 보안지침에 따라 드론 구매 자체는 보안성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부 자문회의를 통해 보안 관련 쟁점을 논의하고 구매 규격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정감사에서는 드론과 영상처리 소프트웨어에 대한 별도 보안성 검토 및 대체 소프트웨어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최근 국가정보원과의 보안성 검토 여부를 둘러싼 추가 의문도 등장했다.
지난 20일 한미일보는 농식품부 관계자가 국정원과 보안성 검토를 진행했다고 설명한 반면, 해당 매체가 접촉한 국정원 내부 소식통은 공식 검토 의뢰가 접수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는 해당 언론사의 취재에 따른 상반된 주장으로, 공식 검토 의뢰가 실제로 없었다고 확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또한 개별 드론 장비에 대한 보안성 검토와 농지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 전체에 대한 보안성 검토는 대상과 범위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어느 기관이 어떤 사업과 장비를 대상으로 보안성 검토를 실시했는지, 공식 의뢰 및 회신 문서가 존재하는지를 구분해 확인해야 한다.
공사가 개최했다는 외부 자문회의 역시 참석 전문가의 전문성, 검토 범위, 제시 의견과 실제 구매 규격 반영 여부가 확인돼야 실질적인 보안 검증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 중국산 드론 촬영 일시 중단…국산 제어 소프트웨어 도입은 어디까지
송미령 장관은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농지 전수조사 후속 조치 브리핑에서 보안 우려를 이유로 중국산 드론 촬영을 일시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장관은 작은 우려라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촬영 중단의 이유로 제시하며 보안조치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농어촌공사는 이후 중국산 드론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10월 중 국산 드론 제어 소프트웨어인 지상통제시스템(GCS)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GCS는 드론의 촬영자료 저장과 관리, 전송 정책 등을 제조사 서비스와 분리해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운영체계다.
이는 기존 중국산 드론을 모두 교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운용 소프트웨어를 국산화해 보안 통제 수준을 높이려는 대책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국산 제어 소프트웨어 도입만으로 드론 기체와 펌웨어, 저장매체, 촬영자료의 이동 및 보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보안 위험이 해소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25일 현재 확인 가능한 공개자료만으로는 해당 시스템의 도입 완료 여부와 실제 적용 기종, 별도 보안시험 실시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촬영 재개 여부와 재개 판단 기준 역시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공사가 제시한 대책이 실질적인 보안 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한 시스템 도입 발표를 넘어 적용 범위와 검증 결과, 운용 책임체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 “군사 접경지역 촬영 없었다”…투입과 실제 촬영은 구분해야
국정감사에서는 군부대가 밀집한 경기·강원 지역에 중국산 드론이 대거 투입된 사실도 논란이 됐다.
이에 송미령 장관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군사 접경지역에서는 드론 촬영이 이뤄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군사 관련 지역의 드론 촬영에는 별도의 허가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강원 지역에 중국산 드론이 배치됐다는 사실과 실제 군사시설 또는 촬영 제한구역이 촬영됐다는 주장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군사시설이 무단 촬영됐거나 해당 정보가 해외로 유출됐다고 판단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실제 촬영구역과 비행기록, 촬영 허가 여부 등에 대한 객관적인 점검이 이뤄졌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드론이 촬영한 영상에는 농지뿐 아니라 인접 도로와 건축물, 지형정보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 자료의 활용 범위와 보관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 러시아산 영상처리 소프트웨어…오프라인 운용만으로 충분한가
드론 촬영자료를 처리하는 러시아 에이지소프트사의 'Agisoft Metashape' 역시 보안 논란의 대상이다.
농어촌공사는 해당 소프트웨어를 보안 환경이 구축된 오프라인에서만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망과 분리된 환경에서 영상처리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것은 정보 유출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프로그램 설치 및 업데이트 방식, 외부 저장장치를 통한 자료 이동, 가공 결과물의 보관과 반출 절차 등은 별도로 확인해야 할 영역이다.
국정감사에서는 해당 소프트웨어에 대한 보안성 검토와 대체 프로그램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정 국가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라는 이유만으로 보안 취약성이나 정보 유출을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의 실제 운용 환경과 기술적 검증 결과, 자료 접근 및 반출 통제 절차가 객관적으로 확인되는지 여부다.
■ 촬영 중단 이전 수집한 자료는 안전한가
이번 사안에서 가장 중요한 후속 점검 대상 가운데 하나는 촬영 중단 이전에 이미 확보한 영상과 위치정보다.
농어촌공사는 드론 비행 시 로컬 데이터 모드(LDM)를 활성화해 자료가 외부 서버로 전송되지 않도록 관리했다고 밝혔다.
촬영자료가 저장된 SD카드의 정보는 외부망과 분리된 내부 서버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보안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일관되게 적용됐는지, 관련 접속기록과 자료 반출 이력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는지는 공개된 설명만으로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촬영 중단 결정 이후 기존 자료에 대한 별도의 보안점검이 실시됐는지, 문제가 발견된 사례는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안조치를 시행했다는 기관의 설명과 그 조치가 실제로 효과적으로 작동했다는 객관적 검증은 구분돼야 한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에서 중국산 드론을 통한 촬영정보의 실제 해외 유출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확인되지 않은 유출 가능성을 사실처럼 단정하기보다 관련 기록과 점검 결과를 통해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이 우선이다.
■ 정보공개청구로 구매·검증·촬영 중단 전 과정 확인해야
이번 논란은 중국산 드론의 사용 여부를 넘어 공공기관이 정보수집 장비를 구매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보안 위험을 어떻게 평가하고 통제했는지에 관한 문제다.
본지는 향후 한국농어촌공사와 농림축산식품부를 대상으로 관련 정보공개청구 및 공식 질의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주요 확인 대상은 드론 구매계획과 계약자료, 장비별 성능·가격·보안성 평가자료, 외부 자문회의 기록, 보안검증 관련 문서 등이다.
아울러 농식품부와 농어촌공사 사이의 보안 관련 지시·보고 문서, 국가정보원과의 보안성 검토 협의 여부, 기존 촬영자료 관리 및 점검 결과도 확인할 방침이다.
특히 10월 중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힌 국산 지상통제시스템의 실제 도입 현황과 적용 범위, 촬영 재개 판단 기준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다만 정보공개 과정에서는 보안상 민감한 기술정보나 구체적인 취약점이 포함될 수 있는 만큼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검증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 공공기관의 정보보안, 사후 해명보다 사전 검증이 중요하다
농지 전수조사는 농지의 이용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불법적인 농지 소유 및 이용을 바로잡기 위한 공공정책이다.
그 정책적 필요성과 별개로 조사 과정에서 수집되는 정보의 안전성은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
이번 논란에서 드러난 핵심 문제는 중국산 장비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구매 당시 어떤 보안 기준이 적용됐는지, 주무부처와 시행기관 사이의 관리·감독이 적절했는지, 사전 검증이 충분했는지, 촬영 중단 이후 어떤 개선조치가 실제로 이행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어촌공사는 보안조치를 시행했다고 설명했고, 농식품부는 추가 점검과 촬영 중단을 지시했다.
그러나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설명과 조치가 객관적인 기록과 검증 결과로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답해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중국산 드론을 대거 도입할 당시 누가, 어떤 근거로 안전성을 판단했는가. 주무부처의 사전 관리·감독은 어떻게 이뤄졌으며, 촬영 중단 이후 제시한 보안 강화대책은 실제로 어디까지 이행됐는가.
그리고 이미 수집한 전국 농지의 영상과 공간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떤 객관적 근거로 입증할 수 있는가.
공공기관의 정보보안은 문제가 제기된 뒤 해명하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위험을 사전에 평가하고, 운용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문제가 제기됐을 때 그 안전성을 검증 가능한 자료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본지는 이번 사안에 대한 섣부른 결론을 경계하면서도 관련 기관의 공식 답변과 정보공개자료를 토대로 공공기관의 정보보안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
2026.11.06 (금) 18:21













